스테판과 파내즈는 초등학교 때부터 아주 친한 친구였습니다.
어디를 가든 항상 함께 했던 이 둘은, 중학교 졸업식 날 친구 3명과 스테판의 집에서 파자마 파티를 하게 됩니다. 5명 모두가 같은 고등학교를 준비해 왔고, 높은 졸업 점수와 함께 패스 마크를 받았기에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가득 차 연 파티였습니다. 스테판과 그 친구들은 집 앞 수영장에 나가 놀기도 하고, 잠옷 바람으로 집 안을 돌아다니기도 하며, 정말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파내즈의 제안으로 5명은 고등학교 합격 여부를 물어보기 위한 '피의 마리' 의식을 거행하기로 했습니다. 밤 12시, 스테판과 그 친구들은 '피의 마리' 의식을 거행하기 위해 스테판의 집 화장실에 모여들었습니다. 모두가 긴장한 채, 스테판은 '피의 마리'를 불러오는 주문을 외웠습니다.
주문 방법은 거울 앞에 손을 오므리고, '피의 마리'란 짧은 단어를 한차례의 오차도 없이 반복해서 20번 말해야 되는 약간이지만 까다로운 작업이었습니다.
마침내 스테판은 2번의 실패 끝에 주문을 외울 수 있었습니다.
보통 '피의 마리'가 나타날 때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서로 돌아가며 거울을 감시하며, 파내즈와 그 친구들은 '피의 마리'가 오기까지 기다렸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고, 새벽 1시가 되었을 때였습니다.
모두가 졸리고, 또 지루해 밖으로 나가려던 참이었습니다. 아까까지만 해도 수시로 드나들던 문이 열리지가 않았습니다. 문이 꽉 잠겨서 누구도 밖으로 나가는 것이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파내즈는 밖에서 친구 한 명이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화장실에 있는 것은 5명, 누구도 밖에 있지 않았습니다.
모두의 얼굴이 공포에 새파랗게 질려 있을 때, 화장실 어디선가 녹색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녹색의 무취한 공기가 사방에서 뿜어 나오는 가운데, 파내즈는 거울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사람의 얼굴이었습니다. 어둠에 휘감긴 얼굴이 점점 수면에서 떠오르듯 거울 속에서 나타났습니다. 친구들 모두가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리를 지르고, 또 지르고, 쉴 새 없이 질렀습니다. 몇 번이고 문을 두들겼지만 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파내즈와 그 친구들은 공포에 질려 어쩔 줄을 몰라 했습니다. 피에 젖은 그 머리가 찬찬히 떠오르는 가운데, 스테판은 기절해 버렸습니다.
너무도 징그러운 그 모습.
피가 떨어지고, 얼굴에 온갖 상처가 난 그 끔찍한 모습의 그녀가 나타났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불이 켜지며, 밖에서 어머니께서 들어오셨습니다. 스테판의 어머니께서 주무시다 말고, 너무도 큰 소리가 나 올라와 본 것이었습니다. 녹색의 안개도, 피에 젖은 마리도 그 모든 것이 사라졌습니다. 그 끔찍했던 고통이 원점으로 돌아온 순간, 고통의 시간을 증명해 줄만한 것은 스테판의 쓰러진 몸밖에 없었습니다.
스테판은 그 뒤로도 계속해서 병원 신세를 져야 했습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왔을 때, 스테판은 어딘가가 이상해 보였습니다.
무언가에 혼을 빼앗긴 듯, 항상 멍하게 있었습니다.
'피의 마리'는 자신을 부르는 자에게, 대답을 해주거나, 모습을 보여주는 대가로 혼을 거울의 세계로 이끈다고 합니다. 시간을 채우지 않고는 영영 돌아올 수 없는 거울의 세계로 끌려간 이는, 그 속에서 마리를 소환하기 위해 처음 부른 횟수만큼의 시간을 그 속에서 보내야 한다고 합니다.
1997년 12월 21일에 올려진 이 글은 당시 인터넷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후기에 의하면 스테판은 20개월 뒤에 다시 활기찼던 모습을 되찾았다고 합니다.
'피의 마리'는 거울 속 세상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부를 때까지 항상이고 기다린다고 합니다. 부르면 바로 우리에게 올 수 있도록 언제 어디에서나 기다린다고 합니다.
밤 12시, 거울에 두 손을 모은 채, '피의 마리'를 외쳐 보시기 바랍니다.
피의 젖은 한 소녀가 당신을 노리며 녹색의 짙은 안갯속에서 나타날 것입니다.
원문 : David Emery - ( http://urbanlegends.about.com/od/horrors/a/bloody_mary.htm )
출처 : 괴담 찻집 ( https://gyteahouse.tistory.com/22?category=473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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