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괴담
2023. 1. 10.
할머니
내가 초등학교 때의 이야기야. 난 어렸을 적부터 몸이 허약하고 안 좋아서 수시로 병원에 드나들면서 입원을 했었어. 1년에 거의 3분의 1 이상을 병원에서 보내던 나에게 가끔 문병으로 오는 친척들이 있었는데, 난 유독 친할머니를 꺼려했어. 솔직히 말하자면 두려웠지. 우리 친할머니는 당시 70대 후반의 분이셨는데, 시골에서도 욕을 가장 잘하고 드세기로는 사내대장부보다 더 하다고 평판이 자자했지. 듣기로는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로 더욱 그렇게 되셨다는데, 병원에 입원해 있는 나를 보시면 늘 "사내아이가 돼가지고 이렇게 약해서야 어디에 쓰누? 아, 애미야 뭐 하냐? 거 고추 달랑거리는 거 떼어버리지 않고?", "아따, 요 쓰글놈이 언제까지 아프려고 이러누? 응? 느그 애미가 챙겨주는 약 먹었는데도 그따구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