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기묘
2021. 12. 12.
꿈중독 2편 (完)
미스틱의 해변가에 앉아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나에게 말을 걸었었다. 다른 것은 기억이 안 나지만 어깨에 새를 앉혀 둔 것을 보자마자 눈물이 났다. 새를 잘 길들이는 정호연의 능력이 생각나서였다. 스카이블루를 낙원으로 즐길 때에는 훌륭한 놀이였지만 생존을 위해 사는 지금 그에게 있어 새를 길들이는 능력이 얼마나 쓸모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며 그를 향한 걱정이 북받쳤던 것 같다. 내가 갑자기 울자 그 남자는 날 위로했다. 아마도 이렇게 좋은 곳에서 울 일이 뭐가 있냐는 식으로 말하며, 새에게 묘기를 부리게 했다. 정호연과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이렇게 좋은 곳은 처음이라면서 하루하루 행복하게 놀 수 있다고 했다. 순간 정호연의 모습과 겹쳐서 화가 났다. 지금쯤 그 사람은 꿈도 희망도 없이 오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