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괴담
2023. 1. 15.
가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 새내기가 된 지도 어언 한 학기가 지나갈 무렵, 나에겐 한 가지 병이 싹트고 있었다. 학창 시절 겉모습을 꾸미기보다는 책이나 신문을 읽으며 지식을 쌓았고,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공부에 매달리는 범생이 스타일이었던 나는 대학에 들어오면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었고, 남들은 다 겪었던 뒤늦은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다. 옷에 신경 쓰느라 계절학기까지 신청해야 할 위기였지만 지금에 내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그 사람에게 잘 보일까 하는 생각으로 머리 스타일부터 옷 입는 법 등 패션잡지부터 시작해서 연예기사까지 정복하며 나름대로 변화를 주고 있었다. 그러던 내게 한 가지 해결되지 않는 고민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머리칼이었다. 생머리라고 하기엔 웨이브가 심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