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기묘
2021. 12. 19.
경차
몇 년 전 어느 날, 나는 친구 A를 태우고 자동차를 몰고 있었다. 조금 멀리 있는 B라는 친구의 집으로 놀러 가는 길이었다. 미니 동창회 같은 느낌으로 대학 시절 친했던 친구들 10명 정도가 모여서 먹고 마실 계획이었다. 나는 가까이 사는 A를 태워서 같이 B네 집으로 향하기로 했었는데, A가 시간을 착각하는 바람에 출발이 지연되었다. 미안해하는 그를 태우고 속도를 올렸지만 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을지 확실치 않았다. B의 집은 산 너머에 있었다. 산길에 접어드니 도로에는 우리 말고 다른 차는 없었다. 커브길이 종종 등장하기는 했지만 신호나 갈림길도 없이 한쪽 차선을 쭉 달리기만 하는 쉬운 길이었기 때문에 나는 상당히 속도를 내서 차를 몰았다. A와 시덥지 않는 이야기를 나누며 가고 있다 보니, 전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