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괴담
2021. 12. 19.
군대 씹띵작 썰
한밤중 불빛이라곤 은은한 취침등 하나뿐인 깜깜한 생활관, 그리고 라디에이터가 내뿜는 뜨뜻한 열기에 우리는 이미 깊은 잠을 자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쯤 지났을까? WD-40이 미처 도포되지 못해 끼익 소리를 내는 생활관 문이 열리고 누군가의 군화 소리가 내 귓가에 맴돈다. 이내 그 발자국 소리는 내 침상 앞쪽에 멈춰 섰다. 이미 그때 나는 잠에서 깨버렸다. 그리고 명단과 생활관 위치를 대조하며 연신 보드마카로 무언가를 적는 소리까지 들려온다. 불침번이었다. 새벽 4시, 나의 경계근무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에 휩싸이다 잠이 든 게 22:30, 그리고 지금 시간은 03:20, 그래도 생각보다 길게 잤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왤까, 항상 입대 후 얼마를 자던 나의 피로는 전혀 풀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