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담/괴담
2021. 12. 12.
허병장
예전에 어르신들 말씀이나 책을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죠. "특정 물건에게 정(또는 증오) 혹은 계속 이야기를 걸면 그것에 일종의 '생령'이라는 것이 깃들어서 자신이 사람인 줄 안다"라는 이야기요. 저희는 비바람 치는 여름이나 눈이 푹푹 쌓이고 영하 2~30도를 넘나드는 혹한에도 한결같이 다 낡아서 빛바랜 전투복 하나 걸치고 언제나 같은 장소에 배치되는 허병장이 왠지 안쓰럽기도 하고 해서 근무 투입하면서 허병장을 걸어놓을 때면 언제나 "허병~오늘도 졸지 말고 근무 잘하자~" 또 근무 철수하면서 허병을 내릴 때 (주간에는 마네킹이라는 것이 들키니까 허병을 안 새웁니다.) "오늘도 무사히 근무 마쳤네~ 수고했고 푹 쉬어 허병~"이라고 항상 말을 걸어주었습니다. 그런 일상적이면서도 비일상적인 나날들을 보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