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 거주 중인 27세 남성입니다.
헤드라인에 인신매매가 아닐까 의심되는 글이 있어, 한 달 전 저에게 생긴 일을 써볼까 합니다.
재미는 없겠지만 들어서 나쁜 얘기도 아니고.. 어쨌든 시작하겠습니다.
7월 말, 저는 아침 일찍 천안에 갈 일이 생겼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동트기 시작할 때 신림역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역에 가야 했죠. 버스를 한참 기다리고 있는데, 누가 옆구리를 쿡 찌르는 겁니다. '으흭 뭐야?' 하고 돌아보니 어떤 키 작은 아저씨입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오승환을 닮아서 얼굴이 기억나네요. 저를 핸드폰으로 찌른 겁니다.
"무슨...?"
"나 경찰인데요. 지금 수사 때문에 급해서 그러니까 전화받고 이 사람한테 여기 위치 좀 알려줘요."
새벽에 무슨 경찰이 혼자.. 위치도 모름?
어쨌든 별일 아니라고 생각한 저는 전화를 받아 신림역 7번 출구에서 조금만 오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전화를 다시 줬죠. 근데 이 양반이 횡설수설하더니, 다시 저한테 위치를 모르겠으니 같이 좀 가서 그 사람한테 길을 알려주라는 겁니다. 이미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길을 알려주고 말고의 의미가 없지 않습니까. 말투나 상황을 보아하니 아무래도 경찰이 아닌 것 같아서, 저는 가장 먼저 오는 버스를 탔습니다. 서울역으로 바로 가는 것도 아니고 돌아서 가는 건데 그냥 탔습니다.
아니 근데 이 아저씨.........
따라 탑니다................
왜............. 위치 필요하다며...
주변에 아줌마도 한 두 명 있었는데............
그러더니 제 앞에 딱 서서 "이 사람 안 되겠네. 나 경찰인데, 급하다니까 같이 가서 위치 좀 알려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습니까. 얼굴에 '나 범죄자'라고 쓰여있는 아저씨가 새벽에 같이 어딜 가자니... 위치 알려달라더니 버스까지 따라 타면서... 그래서 저는 "경찰 뱃지 보여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그 아저씨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와, 못 믿네? 나 경찰인데? 못 믿네? 허 참ㅋㅋ"라며 뒷주머니로 손을 가져가는데... 순간 칼을 꺼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상황과 분위기가 엿같았습니다ㅠㅠ 버스는 달리고 있고... 근데 지갑을 꺼내더니 뱃지는 안 보여주더군요.
"사실은 내가 경찰이 아니고 지금 전화받고 있는 이 사람이 경찰이야. 이런 거까지 말해야 하나ㅋㅋ 이 경찰한테 위치 말하면.. 아마 나 잡으라고 할 텐데ㅋㅋ 나 잡으라고..." 공포 분위기 잡으면서 조용히 그럽니다.
정체불명의 괴인을 마주하면 두렵습니다.
저처럼 강아지풀 같이 가녀린 청년은 더 그렇습니다ㅠ
전화는 그때도 안 끊고 있었습니다.
"아까는 아저씨가 경찰이라면서요."
뭐 쓰잘데기는 없지만 수상함이 물씬 풍기는 초현실적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결국 저는 시간도 없고, 짜증도 나고... 사실 좀 무섭고... 두어 정거장 가서 그냥 내렸습니다. 택시 타려구요. 저의 본능이 '위험해 어서 이 자리를 이탈하도록!!'라고 외치고 있었습니다.
이 아저씨는 또 따라 내립니다...
저는 택시를 타려고 도로에 서 있었습니다.
그 시간에 택시가 잘 안 다니더군요.
그러다가 어떤 차가 제 앞에 섭니다.
???????????
가만히 보니 불을 끈 택십니다.
설 때까지 택신 줄 몰랐습니다.
조수석에 사람까지 있습니다.
동남아 썩은 멸치 같이 생긴 녹색 카라티 입은 아저씨가...
"이 손님 저 앞에서 내릴 거니까 타요."
'왜 여기서 안 내리고... 저기 앞은 어디야...' 뭔가 수상했지만 깊게 생각을 못 했고, 저는 저를 따라오던 경찰 사칭 아저씨를 봤습니다. 전화를 끊고 그냥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몇십 분을 따라오던 아저씨 때문에 시간도 촉박해지고.. 일단 그냥 탔습니다.
근데...
문을 닫으려던 순간..............
미터기가 왜 꺼져 있습니까......??
순간 소름이 돋더군요.
버스 정류장에서 따라오며 귀찮게 하던 아저씨.. 누군가와 계속 전화를 하며 위치를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이상하네요. 위치 알려달라면서 위치를 알려주고 있다니... 짜증 나서 택시 타야겠다고 생각하고 내렸는데, 제 앞에는 이미 손님을 태우고 불을 끈 차... 꺼진 미터기... 아니 아예 없었나... 닫혀가던 뒷좌석 문을 걷어차고 빛의 속도로 내렸습니다
"저 안 타니까 그냥 가세요."
"어이 왜 안 타. 빨리 타라니까."
아, 근데 경찰 사칭 아저씨 슬금슬금 저한테 옵니다?
진짜 그 순간은
ㅁ334ㅃㅁ3ㅏㅣㅓ43ㅣㅏㅓ미ㅏㄴ어ㅣㅁ낭러
ㅁㄴ이ㅏ러미ㅏ3ㅓ디ㅏㅁㄴ어리ㅏㅁ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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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김나얼미낭러ㅣㅁㄴㅇㄹ
미ㅏ3ㅓ4ㅣ3ㅏㅓ4ㅣ3ㅏㅓ멍ㄹ먼이ㅏ러민아러ㅣㅁ
상태를 능가했습니다.
포위망에 걸린 임팔라...
저는 야생의 본능으로 적의 반대편으로 재빨리 뛰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거리까지 간 후, 택시를 타고 서울역으로 갔죠.
정말 급박한 1시간이었습니다.
제가 덩치가 작은 것도 아니고, 키도 184 정도 되는데, 살면서 이런 위협당할 줄 상상도 안 해봐서 그날 정말 충격받았습니다. 근처에 파출소 있는 거 알고 있었는데, 생각도 안 나고... 신고할 생각도 안 나더라구요...ㅠㅠ 난 뇌까지 연약한 남자니까...ㅠㅠㅠㅠ 그때는 그냥 정체불명, 누가 따라온다, 위험한 거 같다, 택시의 상태, 당시 상황.. 이 자체로 당황스러웠는데, 나중에 종합해서 생각해 보니 인신매매가 아닐까 의심되더군요.
여자분들도, 남자분들도 낯선 사람, 낯선 상황 정말 조심해야겠습니다.
요즘 흉흉한 일이 많습니다.
몸조심합시다 ㅠㅠ
재미없는 글 다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헤드라인에 글 올리신 분 남동생 꼭 찾길 바라겠습니다
이만..
건장한 남자도 인신매매 당합니다...
출처: 네이트판 - ㅈ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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